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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조아요
피클 (GM):저도요(ㅋ)
딥:후하ㅜㅎ하
피클 (GM):후후하
딥:네~~
미 르보프:ㄱㄱ
길든스턴 블랙:ㄱㄱ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젠장할... 물 먹은 솜처럼 무거운 사지를 조금씩 움직여본다.)
몸을 움직이자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보입니다.
길든스턴 블랙: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어쨌든 살아나가야 하기에,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길든스턴 블랙: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라디오 소리는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당신을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길든스턴 블랙:(인영이 있는 곳으로 발을 질질 끈다.)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부르는 소리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그때 문득 당신은,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죽을 때가 됐나...)
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생각해버렸는지도(어쩌면 말해버리기까지 했는지도!) 몰라요.
길든스턴 블랙:(달랑거리지만 아직 붙어있는 팔로 총을 쥔다. 상대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댔다.) 동작 그만. 손에 있는 거 내려놓고 일어서.
미 르보프:...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당신과 조금 다른 푸른 머리칼은 물결을 닮았고, …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길든스턴 블랙:(그저 정신이 멍하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당신은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길든스턴 블랙:(드디어...)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아니, 안 돼요!
시야가 가물가물한 당신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최강의 인류는 무슨, 빌어먹을...)
길든스턴 블랙, 그리고 미 르보프에 의해, 제 [[1D100]]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길든스턴 블랙, 그리고 미 르보프에 의해, 제 47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미 르보프: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당신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
길든스턴 블랙:... ...
안심하십시오.안전지대의 최전방은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Call of Cthulhu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Date2023.08.26
Written by청서
PC / KPC길든스턴 블랙 / 미 르보프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길든스턴 블랙:(가만히 누운 채로 눈만 깜빡인다.)
미 르보프:이제 정신이 들어? 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던데, 크리쳐도 TV같은 건가...
길든스턴 블랙:(아직 로딩 중)
미 르보프:(앞에 서서 종알종알) 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들어. 가끔 한눈판 사이에 까마귀가 물고 간다고.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당신이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앞에서 종알거리든 말든 천천히 숨을 내쉬며 폐부에 숨이 들어차는 감각을 느낀다.) 추워...
미 르보프:엄살은... 안 죽어.
길든스턴 블랙:방금 죽었다 살아난 사람한테 할 말은 아닌 것 같지 않아? (일으켜 달라는 듯 한쪽 팔만 들어올린다.)
미 르보프:사람이 사람다워야지, 죽이려고 들면서 사람 취급 해줘야 할까 싶은데... (힘있게 잡는다.)
길든스턴 블랙:정작 죽인 건 너잖아. 이런 영양가 없는 실랑이는 그만두고... (반동으로 일어난다.) 영양가 있는 것 좀 줘.
미 르보프:흐음, 배고파?
길든스턴 블랙:글쎄, 잘 모르겠어. 배고프다기보단... 위장이 통째로 사라져버려서 허한 느낌.
미 르보프:진짜 사라진 거 아냐? 잘 확인해봐, 다시 죽어야 할수도 있어.
길든스턴 블랙:먹어보면 알 것 같아.
미 르보프:밥은 없는데...
길든스턴 블랙:(잡아챈다.)
미 르보프:흠, 아직 덜 맞았나...
길든스턴 블랙:너무 맞아서 망가진듯...
미 르보프:그럼 상부에 전달해야겠다. 고쳐달라고.
길든스턴 블랙:맘대로.
미 르보프:('끝나면 제대로 통신해야지...')
길든스턴 블랙:(하... 되는 게 없네.)
미 르보프:네 잘못이지...
길든스턴 블랙:있잖아.
미 르보프:누가 봐도 그렇지...
길든스턴 블랙:그럼 죽여도 되살아나지 않겠네.
미 르보프:흐음, 하지만 계속 다른 사람이 붙을 텐데. 내가 적인가?
길든스턴 블랙:성가신 아군.
미 르보프:날 죽여봤자 아무것도 안 되거든. 꿈은 크게 가져야지. (지도를 내민다.)
길든스턴 블랙:그럼 태양을 쏠까... (지도를 건네받는다.)
미 르보프:(지도 보고...) 일단은 헬기를 타고 B사 옥상으로 이동할 거야. 그 뒤에는 가까운 곳부터 이동하면 되니까... 거리는 비슷하네. 자율에 맡기기로 했나 보지. (무기를 정돈한다) 네가 골라.
길든스턴 블랙:학교부터 가자.
미 르보프:있지, 특이사항은 없었지만...
길든스턴 블랙:글쎄... 궁금하긴 해.
미 르보프:지금도 그러고 있는데...
길든스턴 블랙:또래들 아니고 또래잖아.
미 르보프:나로는 부족하다 이거지... (헛소리...)
길든스턴 블랙:가자.
미 르보프:(우는 척함...)
길든스턴 블랙:(무시함)
그는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그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미 르보프:갈까?
길든스턴 블랙:(행동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래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와 당신은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당신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그를 받아볼까요.
길든스턴 블랙: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당신은 그를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미 르보프:(착...)
길든스턴 블랙:(짐가방 둘 다 들고 온다.)
미 르보프:(돌쇠 대하듯이 먼저 둘러본다...)
길든스턴 블랙:(저벅저벅...)
미 르보프:그래... (짐가방 들게 두고 나선다.)
길든스턴 블랙:(돌쇠 된 기분 느끼면서 따라간다.)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미 르보프:미처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뭉쳐있을 테니까, 이 네 곳을 돌면서 그 사람들을 구하면 되는 거야. 정 하기 싫으면 두세 군데만 보고 다 했다고 구라를 쳐도 되고...
길든스턴 블랙:나를 너무 졸렬하게 보는 거 아니야?
미 르보프:그럴 줄 알았어. (저벅저벅...)
길든스턴 블랙:(터벅터벅...)
고등학교의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미 르보프:확실히 걸어 보니 옛날 생각이 나긴 하네.
길든스턴 블랙:이거 재밌다.
미 르보프:뭐?
길든스턴 블랙:(뽀드득뽀드득)
미 르보프:.... (애냐?)
길든스턴 블랙:(발자국으로 '미 바보'라고 썼다.)
미 르보프:(발로 비벼서 빠르게 지운다)
길든스턴 블랙:(피식 웃곤 뽀드득뽀드득 걷는다.)
미 르보프:나중에 누워서 날개 만들기도 해봐... (무기를 고쳐잡고 ... 뽀드득 뽀드득 걷는다)
길든스턴 블랙:그럴까...
미 르보프:그거 재미있거든.
길든스턴 블랙:해봤어?
미 르보프:딱 고등학교 다닐 나이에 해봤지.
길든스턴 블랙:일렬로 세워서?
미 르보프:하나씩 눕혀서 단체로 만들었지.
길든스턴 블랙:음.
미 르보프:(무시하는군...)
길든스턴 블랙:(어릴 땐 귀여웠나...)
미 르보프:(맹...)
문득 이야기를 듣던 당신은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길든스턴 블랙:바보... (들릴 듯 말 듯)
길든스턴 블랙:저기 깃발. (손가락으로 기리킨다.)
미 르보프:(못 들었다.)
길든스턴 블랙:
미 르보프:뭐?
길든스턴 블랙:저기 깃발 있다고.
미 르보프:깃발이 뭐가 특이한데. (본다.)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길든스턴 블랙:(뭘까, 이 간질간질한 감각은... ...)
미 르보프:무생물한테도 시비네~....
길든스턴 블랙:(터벅터벅...)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길든스턴 블랙:아무도 없는데.
미 르보프:... 젠장, 플래그 세우지 마...
길든스턴 블랙:
미 르보프:너도 존재하는데 못 믿겠어?
길든스턴 블랙:나를 뭘로 생각하는 거야.
크리쳐 18마리를 조우합니다.
미 르보프:존재하면 안되는 거. (무기를 든다)
길든스턴 블랙:진짜 기분 나쁘네...
약식 크리쳐 대항 전투를 시작합니다.
반격 및 회피는 불가능하며, 길든스턴-미-크리쳐 의 순서로 공격을 진행합니다.
크리쳐는 전투 턴에서 순서가 올 때까지 절반 이상 남아있을 경우 탐사자에게 1D3의 피해를 줍니다.
생존 크리쳐의 수가 과반수 이하일 경우 도망을 시도합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대크리쳐 살상탄을 굴려 '한 번에 몇 마리를 처리했는지'를 결정합니다. 판정 실패는 공격 실패로 취급되며, 재판정 없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길든스턴 블랙:(고민은 없다. 조준하고 쏜다.)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한순간에 열 마리를 넘는 크리쳐가 무너져내립니다.
미 르보프:(발을 똑바로 땅에 고정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계산된 궤도로 탄환을 박아넣습니다.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딛고 선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의 잔해만이 가득합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길든스턴 블랙:(동족상잔의 현장...)
미 르보프:(옷 탈탈 턴다)
길든스턴 블랙:여기 말고 또 사람이 모여있을만한 곳 없을까?
미 르보프:대피소는 강당뿐인데.
길든스턴 블랙:허탕이네. 가자.
미 르보프:쉽게 포기하네.
길든스턴 블랙:굳이?
미 르보프:(졸졸졸...)
길든스턴 블랙:재밌는 얘기나 좀 해봐.
미 르보프:아까부터 계속 학창시절을 찾는데...
길든스턴 블랙:(가다 말고 우뚝 멈춰선다.)
미 르보프:야자에서 튄 적도 없고... (따라 멈춘다) 왜?
길든스턴 블랙:야자?
미 르보프:(아?)
길든스턴 블랙:(팔다리 휘적...)
미 르보프:이게 크리쳐의 깡인가...
길든스턴 블랙:이렇게 하는 거 맞아?
미 르보프:(보다가 쪼그려앉아서 팔 잡는다) 아니. (힘껏 휘적휘적해줌...)
길든스턴 블랙:너도 옆에서 해.
미 르보프:뭐 줄 건데?
길든스턴 블랙:음...
미 르보프:(빤히...빤히...)
길든스턴 블랙:먼저 하면 줄게.
미 르보프:뭔지도 모르는데?
길든스턴 블랙:하얗고, 보드라운 거.
미 르보프:눈이군...
길든스턴 블랙:빨리.
미 르보프:얼굴에 눈 뿌릴 생각 아냐? (눕는다)
길든스턴 블랙:(만족하는 얼굴로 눈 뭉쳐서 미 맞춘다.)
미 르보프:(퍽)
길든스턴 블랙:미친놈아
미 르보프:시원하지?
길든스턴 블랙:음...
미 르보프:병원에 갈 수밖에 없겠네~...
길든스턴 블랙:어지러워.
미 르보프:참아.
길든스턴 블랙:(짜증 꾹꾹 눌러담고 일어난다. 천사 자국 위에 붉는 핏방울을 몇 개 남기고선...)
미 르보프:꼭 그냥 가는 일이 없지. (만족스럽게 실실 웃으며 병원으로 들어간다)
J대학 병원의 긴급 대피 구역은 대기실입니다. 병원에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도중, 문득 그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미 르보프:생각해보면, 넌 어차피 아파도 오래 가지는 않잖아?
길든스턴 블랙:... 그래서?
미 르보프:이마 봐. 다 낫지 않았어?
길든스턴 블랙:(그새 아물었을 것이다. 아마도.)
미 르보프:병원도 필요가 없지.
길든스턴 블랙:그럼 죽어서 크리쳐로 다시 태어나던가.
미 르보프:그것도 좋네.
길든스턴 블랙:
미 르보프:그게 아프긴 뭐가 아파? 엄살이 심하네.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당신이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길든스턴 블랙:나도 감기에 걸린 적 있던 것 같은데...
미 르보프:엄살부리지 말라니까...
길든스턴 블랙:너는 나를 좀 믿을 필요가 있어.
미 르보프:행동부터 보여줘야지.
길든스턴 블랙:억울하네...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당신이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당신과 그를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전투를 시작합니다
길든스턴 블랙:오늘 운수가 왜 이러지...
길든스턴 블랙:(어쨌든 싸움은 기껍다. 조준하고 쏜다.)
크리쳐 25구와 조우합니다.
길든스턴 블랙:(알아서 잘 부탁한다는 눈으로 미 바라봄)
조준한 탄환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파편으로 흩어집니다.
미 르보프:(어이없다는 얼굴로 보더니 빠르게 쏜다...)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그 사이로 날아가는 탄환이 정확히 꽂힙니다.
크리쳐 10구가 도주를 시도합니다.
길든스턴, 이들을 뒤쫓나요?
길든스턴 블랙:가게 두자.
미 르보프:크리쳐 소탕도 있긴 해. (보다가...) 그러든지. (무기를 내린다.)
길든스턴 블랙:소탕이 가능하긴 한가...
크리쳐의 도주로 전투를 종료합니다. 전방에는 폐허가 된 공간만 남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지하철 타본 적 있어?
미 르보프:나도 사람이야. 있지, 그럼.
길든스턴 블랙:그렇구나... 나도 타보고 싶네.
미 르보프:(웃는다) 언젠가 자유의 몸이 되면 너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길든스턴 블랙:죽으면 가능할까 싶은데.
미 르보프:태양을 쏘라니까... (흠) 좋지. 좀 멀리 가야겠지만.
길든스턴 블랙:그거 은유야?
미 르보프:(쉿...) 비슷해.
길든스턴 블랙:난 네 진짜 마음을 모르겠어.
미 르보프:그러라고 하는 말이야. 입 조심해야지. 알려주면 도와줄 것도 아니잖아? 네가 제일 중요하면서.
길든스턴 블랙:늘 이런 식이지...
미 르보프:아쉬운 척... ... (뒤따라 걷는다)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길든스턴 블랙:흥.
미 르보프:(내려가다가) 지하철에서는 크리쳐보다 더 큰 소리가 나.
길든스턴 블랙: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걸 매일 탄단 말이야?
미 르보프:당연하지. 그깟 소리 때문에 편한 이동수단을 포기하는 것도 좋 그렇지.
길든스턴 블랙:낭만적이지 않아.
미 르보프:네가 소리 없는 걸 개발해봐....
길든스턴 블랙:지나치게 효율적인 건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있다고.
미 르보프:낭만적이네...
길든스턴 블랙:
미 르보프:바보... 잘 따돌렸어야지.
길든스턴 블랙:넌 있어?
미 르보프:여기 들어오기 전에는 좀 돌아다녔지.
길든스턴 블랙:기억에 남는 거 있어?
미 르보프:(흠흠) 네가 말한 바다도 있고...
길든스턴 블랙:나도 꼭 가야지...
…당신에게는 허무한 이야기입니다.
목줄을 차고 있는 한, 당신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몸속에 뿌리 내린 혈관 전부를 불쾌한 감정이 틀어막는 것처럼 답답합니다.
길든스턴 블랙:(괜히 갑갑한 기분이 들어 목을 긁는다.)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이곳에도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생존자가 있긴 한 거야?
미 르보프:이건 이상한데...
길든스턴 블랙:이쯤되면 이 도시 전체가 거대한 함정이 아닌가 싶기도...
미 르보프: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길든스턴 블랙:저들도 딱히 뭘 잘못해서 살상되는 건 아니지.
그는 다시 지도를 꺼내 생각에 잠깁니다.
길든스턴 블랙:아니면... 어쩌면 존재 자체가 잘못일지도.
미 르보프:갑자기 왜 이렇게 우울해졌어. (지도 보여준다.)
길든스턴 블랙:너 때문에.
미 르보프:임무를 하라니까 죽상으로...
길든스턴 블랙:됐어.
미 르보프:거기도 뭐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길든스턴 블랙:그럼 그냥 복귀해?
미 르보프:(한 손에 지도를 들고 일어난다) 다른 곳에 모여있을 수도 있잖아. 구조는 해야지?
길든스턴 블랙:그래...
미 르보프:여기가 싫으면 좀 넓은 곳에 가서 다시 확인해보고.
길든스턴 블랙:아냐, 네 생각대로 해.
미 르보프:크리쳐야 언제나 많으니까 변명할 수 있어도 사람은 안 되거든.
길든스턴 블랙:(지도 물끄러미 본다.)
미 르보프: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 우선,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 있는 건 처음 봐.
길든스턴 블랙:그럴듯한 추측인데.
미 르보프:설마... (본다)
길든스턴 블랙:내가?
미 르보프:변명해봐.
길든스턴 블랙:(슬슬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미 르보프:일단 내가 알고 있는.... 지능이 있는 크리쳐는 너밖에 없잖아? 뭐 아는 거 없냐고.
길든스턴 블랙:목줄 채워 길들여놓고선 언제고 다시 주인을 물어뜯을까 노심초사 하는 꼴이 우습달까.
미 르보프:흐음. ...
길든스턴 블랙:하지만 네 말대로 리더격의 지능 있는 크리쳐가 나타난 거라면, 이건 우리 둘이 손 댈 게 아니라 상부에 먼저 보고를... (말을 멈춘다.)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의 파트너는 듣지 못한 듯합니다.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네요.
길든스턴 블랙:잠깐, 무슨 소리가...
미 르보프:뭐?
길든스턴 블랙:웅웅거리는 것 같은 소리.
미 르보프:아무것도 못 들었는데...
길든스턴 블랙:그럴 지도.
소리는 역의 바깥, 공터에서 들려옵니다.
길든스턴 블랙:역 바깥에서 들리는데.
미 르보프:(눈이 가늘어진다)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길든스턴 블랙:(역 바깥으로 올라가 공터로 향한다.)
공터에 도착하자,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소리가 사라졌어.
미 르보프:(총을 고쳐잡는다)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길든스턴 블랙:(마찬가지로 무기를 고쳐쥔다.)
미 르보프:지능이 있는 크리쳐라면 의도가 무엇이든 가능하겠지.
그때,
미 르보프?:이럴 수가, 여태 어디 있었어?
또 다른 미 르보프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길든스턴 블랙:... ...?
미 르보프?:길든스턴, 뭐 하는 거야?
길든스턴 블랙: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미 르보프:뭐?
길든스턴 블랙:그런 건 근거가 되지 못해.
미 르보프?:(...) 저 망할 자식이 내 무기를 훔쳐서 달아났어.
미 르보프:개소리...
길든스턴 블랙:미 르보프가 하기엔 상당히 등신 같은 소리긴 하네.
미 르보프:뭐?
미 르보프?:뭐?
길든스턴 블랙:뭐가?
미 르보프:너 저 말을 믿어?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꽤 좋은 볼거리네요.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길든스턴 블랙:
98%의 하급 크리처들을 처리하는 게 그들의 일이지만, 간혹 특수한 능력을 갖춘 상급 크리쳐와 조우하기도 했죠. 본능적으로 둘 중 하나는 상급 크리처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길든스턴 블랙:내가 쟤를 믿어서 하는 말 같아?
미 르보프:넌 멍청하잖아.
길든스턴 블랙:열받게 하는 걸 보면 네가 진짜인 것 같긴 하다.
미 르보프?:(?)
길든스턴 블랙:하지만 난 멍청하니까 내 판단의 반대로 할까?
미 르보프?:진짜 바보 아닌가...
미 르보프:내가 너였으면 차라리 심문이라도 했을 텐데...
길든스턴 블랙:죽이지 않는 게 심문의 기본인 거 몰라?
미 르보프?:아무래도 저쪽은 답지 않게 말실수를 해버린 것 같지~...
길든스턴 블랙:빨리 둘이서 싸워.
미 르보프:여기 오기 전에 대가리를 쏴버렸어야 했군... (무기를 본인 손에 꽉 쥔다)
길든스턴 블랙:뭐해? 이리 안 내놓고.
미 르보프:진심이야?
길든스턴 블랙:나는 늘 진심이었는데.
미 르보프:(하늘 한번 보고 내민다... 표정관리한다) 목줄 잊지 마.
길든스턴 블랙:(웃는다.)
미 르보프:(맨손으로 달려든다)
당신의 파트너, 그러니까 지금껏 함께한 미 르보프가 무기를 내려놓자, 맞은편에 있는 새로운 그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도약하는 발소리와 함께 그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당신의 파트너가 반쯤 날아갑니다.
길든스턴 블랙:와...
미 르보프?:됐다, 됐어...
길든스턴 블랙:역시 상급 크리쳐는 강하네.
길든스턴 블랙:
탄환이 엉뚱한 자리에 꽂힙니다.
다음 공격을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당신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길든스턴 블랙:(큰일났네...)
당신이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길든스턴 블랙:(너도 우리와 다르지 않아... 뭐 그런 내용일까.)
“널 여태 찾았는데. 저게 거슬려서 어쩔 수 없었어.”
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길든스턴 블랙:(답은 않고 듣기만 한다.)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길든스턴 블랙: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다야?
공교롭게도 당신의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길든스턴 블랙:(옆을 돌아본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당신의 ‘진짜’ 파트너는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미 르보프:헛소리를 왜 들어주고 있어?
길든스턴 블랙:그냥, 뭐라고 말할지 궁금해서.
미 르보프:넌 시간이 있어도 난 없거든?
길든스턴 블랙:많이 아파?
미 르보프:... 아니, 조금?
길든스턴 블랙:내가 봤을 땐 너도 나와 다르지 않아...
미 르보프:('전혀 다른데'....)
길든스턴 블랙:눈으로 말하지 마.
미 르보프:뭐해?
길든스턴 블랙:(바닥 내려다본다.)
미 르보프:드러누워있다가 봤는데, 여기만 재질이 달라.
길든스턴 블랙:그새 자세히도 봤네... (쪼그려 앉아 타일을 살핀다.)
조금 전까지 그가 넘어져있던 자리의 타일입니다. 다른 칸과 약간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눈을 가늘게 뜨고 들여다본다. 어떤 형태를 띄고 있나?)
전체적인 형태는 평범한 타일이지만, 완벽히 맞물려있는 주위 조각들과 달리 조금의 틈이 보입니다.
미 르보프:(본다) 비밀 통로거나, 아니면 금고거나...
길든스턴 블랙:열어볼까.
미 르보프:(끄덕)
길든스턴 블랙:(틈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조심스레 타일을 들어올린다.)
당신이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최강의 인류입니다.
길든스턴 블랙:적어도 빈손으로 돌아가진 않겠네.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넨다.) 지혈이라도 해.
미 르보프:병 주고 약 주고...
길든스턴 블랙:(생존자들을 발견했을 때 늘상 읊던 멘트 좔좔 얘기한다.) 자... 안내사항은 들으셨죠?
미 르보프:(옆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다. 날로 먹는다)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최강의 인류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당신과 그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여러분은 거절해야 합니다. 연예인이 아닌걸요!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당신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아니, 마음이 아픈가요?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당신은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당신은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길든스턴 블랙:(허탈한 웃음이 샌다. 아...)
뒤늦게 당신의 파트너,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당신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당신이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당신을 그가 받아냅니다.
길든스턴 블랙:(이대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의식의 수면 아래로 잠긴다.)
당신은 2회차 사망을 맞이합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길든스턴 블랙:(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살핀다.)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당신이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파트너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당신은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죽은 당신을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당신은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이성 2 감소
길든스턴 블랙:(누운 채로 눈만 굴려 주변을 살핀다. 미는 곁에 없나?)
미 르보프:(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문을 열고 들어온다.)
길든스턴 블랙:
미 르보프:뭐야, 아파? ... (서랍을 뒤적인다)
그의 거동이 낯섭니다.
평소의 그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이네요. 단순히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기엔 더 아픈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길든스턴 블랙:뭐야, 너도 다쳤어?
미 르보프:(그러나 빈 손으로 떨어졌다.) 남은 게 없는데...
길든스턴 블랙:어쩌다? 그 크리쳐 때문에? (누워서 끙끙거린다.)
미 르보프:네가 3일씩이나 잠만 자고 있는데 나라도 일해야지? (열이나 재 본다)
길든스턴 블랙:... ... 3일?
미 르보프:그래. 살아있는건 맞아?
길든스턴 블랙:(아직 낫지 않았다면... 열이 난다.)
미 르보프:(손 확 뗀다) 네가 대답을 하지 마.
길든스턴 블랙:(답이 없다.)
미 르보프:(그럼 브리핑 시작한다) 죽은 상태에서 또 얻어맞으면 얼마나 더 쓰러져 있을지 모르니까, 일단은 주위에 오는 크리쳐는 소탕해뒀어. 찾았던 생존자들은 헬기 태워서 잘 돌려보냈는데, 우리는 아직 임무가 남았거든. 크리쳐 섬멸이라고...
길든스턴 블랙:(그러느라 다쳤군...)
미 르보프:음, 도망나오면 대신 도시를 삭제해준다는데.
길든스턴 블랙:못 나가면?
미 르보프:죽어야지...
길든스턴 블랙:시일은?
미 르보프:(대충 이해한다) 오늘 내로. 아마 몇시간이면 도착할거야.
길든스턴 블랙:어딘데?
미 르보프:X 제약 회사. 기상 악화로 인해 더 이상의 무전은 어려워.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은 안 될 것 같고…… 네가 있으니 아슬아슬하게 시간은 맞출 수 있을 것 같네,
길든스턴 블랙:(속으로 욕을 짓씹곤 일어난다.) 넌 재활용도 안 되잖아.
미 르보프:(눈이 가늘어진다) 넌 재활용할수록 이상해지는데?
길든스턴 블랙:어쨌든 되긴 되잖아.
미 르보프:... (웃는다) 이번에 죽으면 나도 진짜 죽을지도 몰라.
길든스턴 블랙:그러던가. (퉁명스레 내뱉고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일어난다.)
미 르보프:(이마 때린다) 앉아.
길든스턴 블랙:아야...
미 르보프:계산상 약간의 시간은 남으니까 재정비는 하고 가자고.
길든스턴 블랙:어차피 진통제도 없다며...
미 르보프:더 찾아보면 뭐가 나올지도 모르잖아. 그동안 좀 쉬어. (고집 대 고집...)
길든스턴 블랙:(죽을만큼 아픈 건 아닌데 이만큼 아픈 게 너무 오랜만 OR 처음이라...)
미 르보프:나까지 누우면 낮잠 시간 아냐?
길든스턴 블랙:자라. (눈 감는다.)
미 르보프:(30분 타이머 맞춰두고 눈 감는다.)
길든스턴 블랙:(쿨...)
미 르보프:(쿨...)
길든스턴 블랙:띠리리리 띠리리리
미 르보프:(먼저 나가 지도를 확인하고 있다. 10분 이내로 나오지 않으면 혼자 갈 셈이다...)
길든스턴 블랙:(3분만에 나왔을 것이다. 아마도...)
미 르보프:('끈질긴 놈'...)
길든스턴 블랙:갈까?
미 르보프:(방긋) 그래, 가자고.
길든스턴 블랙:기분 좋아보이네... (진통제 한 알을 내민다.) 이거 먹고 가.
미 르보프:그거 남아있었나?
길든스턴 블랙:네가 놓고 간 거 아냐?
미 르보프:사실 제조된지 20년 지난 거야.
길든스턴 블랙:개봉 안 한 거라 괜찮을 것 같은데.
미 르보프:재미없기는~...
길든스턴 블랙:재미없어.
미 르보프:내가?
길든스턴 블랙:가자.
미 르보프:그래. 진짜 가자. (걸음 옮긴다)
제약회사로 이동하던 도중,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크리쳐가 두 사람의 주위를 둘러쌉니다.
그 수는 얼핏 보아도 학교에서 본 것의 서너배는 되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수차례에 걸쳐 이들을 뚫고 지나가는 방법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라운드 1
크리쳐 28 구와 조우합니다.
전투를 시작합니다.
길든스턴 블랙:(말할 기운을 아껴 싸우겠다는 듯 침묵 속에서 무기를 조준하고 쏜다.)
허공에는 발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격발음만이 울립니다.
15구의 크리쳐가 당신의 탄환에 산산조각나 흩어집니다. 그들의 공격이 아슬아슬하게 빗겨갑니다.
미 르보프:(이쪽도 체력이 남아나지는 않는 상황인지라... 기교 없이 얌전히 등을 맞대고 쏜다)
불발입니다.
길든스턴 블랙:힘들어?
총열을 거칠게 다룬 탓일까요? 총알이 나아가지 않고 불쾌한 냄새만 허공에 맴돕니다.
미 르보프:좀?
13구의 크리쳐가 도주합니다.
길든스턴 블랙:(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본다.)
이어, 20구의 크리쳐가 두 사람 가까이 다가옵니다.
길든스턴 블랙:그런데 말이야...
미 르보프:(총을 팍팍 친다) 뭐?
길든스턴 블랙:그럼 그때 그 짭르보프도 나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거네.
탄환이 무리를 빗나가 5구의 크리쳐에게 쏟아집니다.
미 르보프:하지만 그놈은 의도가 불순했지. 길들이기에는 시간이 짧았고... (중얼거리며 조준한다)
길든스턴 블랙:나는 운이 좋았다는 건가? (아니면 나빴다는 건가...)
11구의 크리쳐가 폭발음에 휩쓸려 사라집니다.
4구의 크리쳐가 도주합니다.
이어, 21구의 크리쳐가 에워싸기 시작합니다.
미 르보프:음, 둘 다?
길든스턴 블랙:넌 어떤 것 같아?
미 르보프:너에게는 나빴지만, AOC 입장에서는...
길든스턴 블랙:
절반 이상의 크리쳐가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한 번에 이만한 양의 크리쳐를 섬멸할 수 있는 것은 최강의 인류 뿐입니다.
미 르보프:내가 뭐? 나는 크리쳐도 아닌데.
길든스턴 블랙:좋은 걸로 하자. 아직까지 살아있으니까>
미 르보프:(어차피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것... 적당히 쏜다)
길든스턴 블랙:하나 남았다고 너무 대충 쏘는 거 아니야?
미 르보프:어차피 쫄려서 도망갈걸? (웃고...)
길든스턴 블랙:(하지만 본인도 그랬을 것 같아서 별 말 않는다.)
마지막으로, 단 하나 남은 크리쳐가 허허벌판을 향해 도망칩니다.
조우한 모든 크리쳐를 섬멸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미 르보프:(총을 내린다) 돌아가면 고쳐달라고 해야겠네.
길든스턴 블랙: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
미 르보프:똑같이 돌려줄게.
길든스턴 블랙:... ...
미 르보프:바보같기는...
길든스턴 블랙:(간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많은 양입니다. 이제껏 이만한 크리쳐는 상대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거듭되는 전투에 두 사람의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력은 흔들립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여전히 움직입니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미 르보프: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은데. 내가 좌측부터 찾아볼게.
길든스턴 블랙:난 우측으로 갈게.
미 르보프:(끄덕이고는 홀로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길든스턴 블랙:(갈라져 터벅터벅 걸어간다.)
길든스턴 블랙: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문득, 당신은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당신이 죽어버린 곳입니다.
길든스턴 블랙:(어라. 카메라를 들여다본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길든스턴 블랙:(확인한다.)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그가 쓰러지는 당신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길든스턴 블랙:(눈을 가늘게 뜨고 들여다본다. 핵이 어디 있었지?)
순식간에 지나간 탓에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상급 크리쳐의 핵은 심장부에 위치했습니다. 당신을 안아든 파트너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미 르보프: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이건 큰 실수네.
한탄하듯 말한 그는 당신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미 르보프:쉬어.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당신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그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당신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길든스턴 블랙:(숨도 쉬지 않고 화면을 응시한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그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벌써 회복한 건가?"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당신이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그는 당신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당신은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그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이성 1 감소
영상은 미에 의해 중간에 종료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길든스턴 블랙:... 언제 왔어?
미 르보프:음, 방금?
길든스턴 블랙:경비실은 찾았어?
미 르보프:그래. 아까 그 일에 대해서는 임무부터 마치고 이야기해보자고. (개폐 버튼을 누른다.)
길든스턴 블랙:별로 물어볼 생각도 없었지만... 이번 임무가 끝나면 나는 어떻게 되지? (따라나선다.)
미 르보프:나랑은 대화를 해야 하지 않아? 사과는 받아야겠는데. 어차피 나도 크게 다친 건 아니라. 함구하고 영상만 지우면 괜찮지 않을까~...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자리에 멈춰선다.) 그걸로 괜찮은 것 맞아?
미 르보프:왜? 시민들이 제보할까봐?
길든스턴 블랙:그 일은 과거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미래고.
미 르보프:그러니까, 정확히 뭐가 문제인거지...
길든스턴 블랙:이대로 괜찮은 거냐고, 나...
미 르보프:... 상부에 보고할까? 그걸로는 해결되지 않을 텐데...
길든스턴 블랙:...답답해.
미 르보프:...
길든스턴 블랙:네가 나를 가장 오래 봐왔잖아.
미 르보프:(평소와 같은 낯으로 잠시 바라보다가 눈을 돌린다) 이번 것만 마치고... (같은 말의 반복인지라.)
길든스턴 블랙:언제까지? (완연히 지친 목소리다.)
미 르보프:조금만 더. ... ...
길든스턴 블랙:아무도 날 찾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칠 거야.
미 르보프:나도 널 못 보게 되는 건가?
길든스턴 블랙:그렇겠지, 아마도.
미 르보프:그럼 좀 더 둘래. (먼저 걸음을 옮긴다)
길든스턴 블랙:내가 널 죽일지도 모르는데도, 그런 생각이 들어? (천천히 발걸음 옮긴다.)
미 르보프:뭐가 두렵겠어? 이미 한번 해본 일인데.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미 르보프:지능이 있는 크리쳐라고 하면, 이전에는 허상의 존재일 뿐이었는데... (안에 들어선다)
길든스턴 블랙:(볼 수 있는 것부터 확인한다.) 죽어본 것처럼 말하네.
미 르보프:거의 죽었다 살아났지.
길든스턴 블랙:왜 허상이야? 내가 있는데.
엎어진 남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남자를 살핀다. 죽었나?)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이며, 이미 몇 시간 전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미 르보프:그러니까. 네가 등장하고 나서는 진짜가 됐지.
길든스턴 블랙:
가운 주머니에서 열쇠를 하나 발견합니다.
길든스턴 블랙:(열쇠를 챙긴다.)
미 르보프:(휴대폰을 손에서 빼낸다.) 잠을 잘 때가 아니었나봐.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그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길든스턴 블랙:
그의 어깨 너머로, 휴대폰에 새겨진 글을 하나 발견합니다.
길든스턴 블랙:(확인한다.)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마력 1D6을 소모해 폭주한 알파형 크리쳐를 진정시킨다. 주문을 시전하기 전, 시전자가 차례대로 지능, 정신력 판정에 성공해야 한다. 시전자는 한 라운드에 하나의 특성치 판정만 가능하므로 총 두 번의 턴이 요구된다.
미 르보프:자장가? (휴대폰을 넘긴다)
길든스턴 블랙:별 게 다 있네...
미 르보프:보통 알파가 쓰이는 곳은...
길든스턴 블랙:우리?
미 르보프:난 인간인데. 그렇게 치면 너지.
길든스턴 블랙:너도 가끔 크리쳐 같은 구석이 있어.
미 르보프:(화면 빤히 본다)
조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추가로 [테이블], [벽면의 서랍]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태이블을 살핀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학회의 낯선 이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소지품 중 작은 금속 크리쳐의 암수 한 쌍을 손에 넣은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크리쳐의 무한한 재생 능력은 경이로웠으나, 핵이 제거되면 사망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금속 크리처 핵의 중심 물질, C.V를 채취해 다양한 실험체에게 주입했다.
길든스턴 블랙:(찬찬히 읽는다.)
대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흉하게 녹은 채 움직였으며, 핵이 제거되면 사망하는 성질은 유사했다. 종종 특수한 능력을 갖춘 채, 다른 녀석보다 지능 있는 개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들도 역시, 핵의 제거와 동시에 죽음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험생물 5000마리 중 단 한 마리, 알파만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 알파에게서는 핵을 찾을 수 없었으며, 아주 작은 생체기관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지면 신체를 재생해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영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알파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녀석이었다. 나는 알파를 통해 실험체가 우수한 생물일수록 완전한 크리처 생성의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1년이 넘어갈 무렵,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실험실로 돌아왔을 땐 알파가 실험체 대다수를 학살한 후였다. 그건 그야말로 '폭주'였다.
알파가 자신의 동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능한 크리쳐처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하던 중, 알파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마지막에 있던 폭주 이후 알파는 평범한 실험생물로 돌아갔고,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전조는 거의 없었다. 사망 후 재생 속도가 차츰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던 것 외에는…….
부작용 없이 인간에게 C.V를 쓸 수 있다면, 국내의 군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길든스턴 블랙:(말없이 미에게 서류뭉치를 건넨다.)
미 르보프:(받아들고 얌전히 읽더니... 오묘한 표정을 짓는다)
연구 일지를 다 읽은 후,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당신은 전부 기억해냅니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길든스턴 블랙:... ...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이성 1 감소
미 르보프:무슨 일 있어?
길든스턴 블랙:아주 오랫동안... 묻혀있던 보물을 되찾은 기분.
미 르보프:흐음... 맞춰 볼까... 알파를 알지? (헛다리.)
길든스턴 블랙:잘 모르는데... 따지자면 내 조상 격인가?
미 르보프:왜?
길든스턴 블랙:난 사실 사람이야.
미 르보프:음... (고개 돌린다.)
길든스턴 블랙:안 믿는 눈치네.
미 르보프:개그도 재미있는걸 쳐야 받아주지.
길든스턴 블랙:그리고 네 미래가 나일지도 몰라.
미 르보프:(눈살 찌푸린다) 갑자기 왜 이래?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그리고...
그중 한 칸만 잠겨 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네가 내 목줄을 풀어준다면 도망치기 전에 하고 싶은 게 하나 생겼어.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길든스턴 블랙:(읽어본다.)
미 르보프:말이라도 똑바로 해.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길든스턴 블랙:(두번째 편지도 읽는다.)
미 르보프:나도 보여줘.
길든스턴 블랙:(순순히 꺼내 보여준다.)
미 르보프:(신중히 읽고는 역시 오묘한 표정 하고 돌려준다)
길든스턴 블랙:내 말은 안 믿으면서 남의 편지는 궁금한가봐.
미 르보프:넌 추리할 거리를 안 주잖아.
길든스턴 블랙:그럼 지금 궁금한 걸 물어봐.
미 르보프:왜 그렇게 생각하지?
길든스턴 블랙:뭘?
미 르보프:그러니까... 아까의 헛소리들.
길든스턴 블랙:나 학교 다닌 적 없다고 했잖아, 지하철 타본 적도 없고, 바다를 본 적도 없고...
미 르보프:(끄덕인다)
길든스턴 블랙:그런게 그게 아니라... 기억을 못하는 거였어.
미 르보프:즉 너만의 기억이 있었는데, 약 20년치가 전부 날아간 상태로 2년은 보냈다?
길든스턴 블랙:그런데 상부에 뒤통수를 맞고 아까 네가 봤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크리쳐가 된 거지.
미 르보프:흐음...
길든스턴 블랙:크리쳐로서의 내구성이 다 닳았다고 해야 하나?
미 르보프:손 줘봐.
길든스턴 블랙:(손 내민다.)
미 르보프:(잡는다. 주물주물...)
길든스턴 블랙:뭐 하는데...
미 르보프:사람인가?
길든스턴 블랙:바보.
미 르보프:네가 더 바보지.
길든스턴 블랙:여기서 본 건 당분간 비밀로 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좀 해봐야 할 것 같으니까... (빤히 본다.) 언제까지 주물거릴 건데?
미 르보프:으음, 사실 도청기 달고 왔는데... (그냥 가만히 잡고 있는다)
길든스턴 블랙:...그거 실시간 전송이야?
미 르보프:응.
길든스턴 블랙:(손 탁 놓는다.)
미 르보프:(실실 웃고...)
길든스턴 블랙:바보. 멍청이. 개자식...
미 르보프:칭찬 좋네~...
길든스턴 블랙:하던 일이나 마저 해.
미 르보프:(고개 기울인다) 너 감시하는 일 하고 있었는데. 하여튼, 그럴싸한 이야기야. AOC의 성격상 아주 안될 것도 없지. ... 제가 인간이라는 건 패 봐야 알겠지만...
길든스턴 블랙:(참내...)
미 르보프:그럼 나도 끌려가서 종족을 뛰어넘는 뭔가를 당하는 건가...
길든스턴 블랙:너도 조심해. 어느날 갑자기 뒤통수 맞고 기절했다가 깨어났더니 크리쳐가 되어있을지도 모르니까.
미 르보프:그건 뭐, 내가 알아서 해.
...
다시 생각해 봅시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길든스턴 블랙:(방주?)
분명 편지를 작성한 연구원은 무언가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음.
미 르보프:뭐?
길든스턴 블랙:이상하잖아, 한 도시에 크리쳐가 이렇게나 많은 게...
미 르보프:...
길든스턴 블랙:생존자들이 모여있어야 할 곳마다 사람은 없고 크리쳐만 떼로 나타나는 게.
미 르보프:확실히... 그리고 연구원도 죽었지.
길든스턴 블랙:두 번 못 될 것도 없지만... 그거야 당연하지.
미 르보프:난 파트너가 강인하면 좋겠는데...
길든스턴 블랙:크리쳐 되기 전에도 충분히 강했어.
미 르보프:하지만 낙하산 없이 맨몸으로 뛰어내리는 건 무리잖아.
길든스턴 블랙:그건 크리쳐일 때도 기분 별로였어.
미 르보프:난 편했다니까.
길든스턴 블랙:넌 나를 파트너가 아니라 도구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
미 르보프:그럴리가...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
하나 더,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당신으로서는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사람은? 당신의 옆에 있는 그 사람 말이에요.
그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미 르보프:그런데 길든스턴,
길든스턴 블랙:이제서야 역지사지를 해볼 마음이 들어?
미 르보프:... ...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그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그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그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그는 크리쳐가 되었으며,
길든스턴 블랙:이참에 체험해봐. 몇 번 죽다보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것 같으니까...
당신은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길든스턴 블랙:앞으로 잘 부탁해, 파트너.
어느 순간, 그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그가 당신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대응할 틈도 없이 그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당신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그의 얼굴이 비칩니다.
체력 1 차감
이내, 그는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당신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그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그는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길든스턴 블랙:커헉, (속이 진탕되어 솟구쳐오르는 핏물을 게워내고 나서 재빨리 주변을 살핀다.) 제길, 제길...
후들거리는 다리는 당신이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그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당신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길든스턴 블랙:(어딜 가고 싶은 거야...)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너머에 그가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길든스턴 블랙:... 미?
미 르보프:(돌아보면, 상당히 기쁜 낯이지만, 아드레날린에 취한 것처럼 보인다.)
길든스턴 블랙:(어쩐지 익숙한 낯이다.)
미 르보프:(듣지도 않는다.) 너, 사람을 죽여본 적 있나? 이걸로 어떻게 조절을 하고 살아온 거야?
길든스턴 블랙:봤잖아, 죽이는 거.
미 르보프:흐음. 그때 죽이지 그랬어. 지금까지 생각만 해왔던 것들을 실행할 수 있다고 하면... ...
길든스턴 블랙:그건 충동이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게 아니니까.
미 르보프:왜?
길든스턴 블랙:그리고 내가 죽이기 전에 네가 먼저 날 죽였잖아.
미 르보프:(틀렸네...)
길든스턴 블랙:난 죽고 싶어 하는 게 아니야.
미 르보프:하지만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잖아.
길든스턴 블랙:... ... (부정하지 않는다.)
미 르보프:성가시게 굴어, 너...
길든스턴 블랙:그래서 넌?
미 르보프:글쎄... (힘이 들어간 몸은 덜덜 떠는 모양새다) 지금은 하고 싶어도 못 하겠어서.
길든스턴 블랙:멈추고 싶어?
미 르보프:제발... 젠장, 씨발...
길든스턴 블랙:(완전히 뒤바뀐 상황이 우습다가도, 당신의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이 비추어보이는 것 같아서.)
그가 당신의 품으로 쓰러집니다. 고통을 느끼는 순간 당신에게 손을 뻗었지만 가격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6분이 지나며 그의 신체가 수복됩니다. 그가 진정된 상태로 눈을 뜹니다. 몸의 떨림도, 수많은 감정들도 사라진 채입니다.
시가 폭파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이제는 스스로가 살아갈 방향을 결정할 때입니다.
전장을 이탈하거나, 다시 AOC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혹은 상부에 침입해 이 일을 꾸민 사람들을 전부 죽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모든 비밀을 떠안고 전복된 상황에서, 선택하지 못하는 길은 없습니다.
미 르보프:... (눈을 뜬 뒤에는 멍한 얼굴이다)
길든스턴 블랙:정신이 좀 들어?
미 르보프:(마른세수하고...) 아니, 됐어..
길든스턴 블랙:... 그럼 가자. 폭파까지 5분 정도 남은 것 같으니까...
미 르보프:돌아가려고?
길든스턴 블랙:네 생각엔 내가 어딜 갈 것 같은데?
미 르보프:바다?
길든스턴 블랙:사과 말고 칭찬을 해줄까...
미 르보프:뭐지, 이건...
길든스턴 블랙:너 이거 푸는 법 알아? (제 목의 목줄을 가리킨다.)
미 르보프:(리모컨 든다)
길든스턴 블랙:... 목이랑 몸이랑 분리해서 꺼내는 건 아니지?
미 르보프:에이. 그럴 리가... (웃고...)
길든스턴 블랙:음. (눈 감는다.)
미 르보프:-...풀기 전에,
길든스턴 블랙:그래.
미 르보프:진짜로?
길든스턴 블랙:응.
미 르보프:...
길든스턴 블랙:거짓말 같아?
미 르보프:늦게 올 것 같아서?
길든스턴 블랙:너만 할까.
미 르보프:칭찬은...
길든스턴 블랙:(칭찬 아닌데...)
미 르보프:(새끼손가락 내밀고...)
길든스턴 블랙:(피식 웃곤 제 새끼손가락 건다.)
미 르보프:어기면 자를 거야.
길든스턴 블랙:나 이제 재생 안 되는데...
미 르보프:내가 누구 갈구는 건 확실히 하거든.
길든스턴 블랙:최선을 다해 지켜야겠네, 그럼...
미 르보프:고민 중인데, ... ...
길든스턴 블랙:그러던가... 할 일이 뭔데?
미 르보프:AOC 터뜨리기...
길든스턴 블랙:흠... 같이 할까...
미 르보프:너 죽어.
길든스턴 블랙: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
미 르보프:...
길든스턴 블랙:보기보다 겁이 많다니까.
미 르보프:그건 내가 싫다니까?
길든스턴 블랙:그럼 네가 지켜주던가.
미 르보프:반대일 때가 좋았어...
길든스턴 블랙:(웃는다.) 돌아갈까?
미 르보프:... (먼저 일어난다) 특별하니까?
길든스턴 블랙:취향 참 독특해.
미 르보프:(걸음을 재촉하며, 리모컨의 버튼을 누른다. 목걸이가 깔끔하게 떨어진다.)
길든스턴 블랙:나랑 비슷해진 것 같아서.
미 르보프:........... 비슷한가...
길든스턴 블랙:너무 깊게 생각하진 말고.
미 르보프:상부를 친다.
길든스턴 블랙:그럼 가자.
미 르보프:비밀 통로도 알고,
길든스턴 블랙:꽤 옛날부터 계획했나봐...
미 르보프:2년 됐나...
길든스턴 블랙:(미간이 잠시 좁아졌다 돌아온다.)
미 르보프:(실실 웃더니 따라 걸었다.)
길든스턴 블랙:(기분이 이상해... 좋으면서 나쁘다.)
.
.
.
수뇌부를 전복하기로 한 뒤로, 일은 순탄히 진행됩니다.
미리 찾아둔 비밀 통로, 미리 포섭해둔 경비원...
그렇게, 제 집 거닐듯 본부를 드나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
탕!
검은색 의자에 앉아있던 마지막 사람이 뒤로 넘어가며, 회의실 내부는 혈향과 살덩어리로 채워졌습니다.
코를 찌르는 냄새에 미간을 좁히며 밖으로 나간다면 총을 느슨하게 든 그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길든스턴 블랙:해치웠나? (해서는 안 되는 말)
미 르보프:헛소리 말고... 이쪽은 정리 끝냈어,
복도 너머에서부터 그가 있는 곳까지, 길게 핏자국이 이어집니다.
길든스턴 블랙:이쪽도.
당신도 다를 바 없는 상태입니다.
이걸로 당신과 그의 복수는 종료되었지만……. 뒤이어 찾아올 혼란은 아무것도 모르는 안전지대 시민들의 몫이겠죠.
창밖, 검은 어둠 위로 새파란 야경이 번집니다.
목줄이 사라진 목은 허전할지언정 춥지 않습니다.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그와 당신은 나란히 걸어갑니다.
그렇게 혼돈에 빠진 세상을 뒤로하고, 멀지 않은 바다를 향해….
앞으로, 또 앞으로.
미 르보프, 길든스턴 블랙 생환.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길든스턴 블랙:근데 있잖아
미 르보프:아프긴 하지...
길든스턴 블랙:왜?
미 르보프:통각을 잃은 건 아니잖아
길든스턴 블랙:내가 제일 잘하는 게 뭔지 알아?
미 르보프:
길든스턴 블랙:(후후...)
바보:바보
바보 (GM):바보
바보:진짜 바보들
바보 (GM):아 행복해
바보:오랜 염원을
바보 (GM):진짜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상부 뒤통수 때리기
바보 (GM):ㄹㅇ... 상부의 비리를 까발리고 전부 처형한다
바보:미는 무슨 선택 했을까여?
바보 (GM):미는...
바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 (GM):한다면 과반수의 의견에 따를듯
바보:정말로 의지란 게 없구나...
바보 (GM):어차피 다른 행성 가도 자유로우니까
바보:엘피다 뿐이구나...
바보 (GM):엘피다가 좋으면 나도 좋어...
바보:어떡하죠 이 엘피다바라기...
바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사살당하나여?
바보 (GM):본인이 목줄걸고 돌아가서 패고나온다는 ? 설정으로 갓을듯
바보:아
바보 (GM):근데 좀 걸리겟죠
바보:사실 길든은
바보 (GM):이긍..
바보:걍 저벅저벅 갔을 것 같은데
바보 (GM):오 나도
바보:하고 따라갔을듯여
바보 (GM):하 피씨방가냐고
바보:나도 그런 마음이 있긴 있었어
바보 (GM):오 굿 가자가자
바보:내가 비밀통도 앎
바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웃기다
바보 (GM):헤....
바보:다짜고짜 죽인 것도
바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실제도로 그랬을듯여
바보 (GM):맞아여
바보:뭘 싸워 귀찮게 어차피 죽을 거 걍 빨리 죽어라
바보 (GM):최대한 반격타이밍안주려고
바보:사실 옥상 올라가자마자 쏴버릴 마음이었는데
바보 (GM):니어브금틀어놓고
바보:스토리 진행 분위기라
바보 (GM):아련한눈함
바보:아련하게 이름 불러줌
바보 (GM):ㅋ
바보:누가 봐도
바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뭔가 할말 있음
바보 (GM):사실 할말은 없고
바보:아
바보 (GM):니어틀어놓으니까
바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 (GM):MC의 부담감?
바보:브금이 진짜 영향이 큰듯여
바보 (GM):진짜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할튼
바보 (GM):아
바보:이거 너무 룽함..
바보 (GM):테바리부트 (상부때리기)
바보:둘이 맨날 투닥투닥하면서도
바보 (GM):마자요 생각보다
바보:(상부때리기)
바보 (GM):목표가 같으니까
바보:웃김...
바보 (GM):이긍.....
바보:ㅋㅋㅋㅋㅋㅋ
바보 (GM):니어랑 이거랑 둘이 만나면 터질듯
바보:근데 전투를 안 해도 전혀 아쉽지 않은 게
바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이제 안 죽는다고
바보 (GM):ㄹㅇ
바보:내구성 개꾸진
바보 (GM):일회용
바보:근데 이거는
바보 (GM):ㅋ
바보:아까도
바보 (GM):퍽!!햇는데
바보:이제 잘 붙지도 않는데...
바보 (GM):벽에처박힘
바보:안되겟다 순간접착제로 붙여야겠다
바보 (GM):니뭐하는기가!!!!!!!!
바보:바보...
바보 (GM):인제쫓아댕기면서
바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 (GM):공주님안기 ㄱㄱㄱㄱㄱ
바보:조타...
바보 (GM):조어...
바보:(길든: 안 좋음...)
바보 (GM):ㅋ
바보:괜히 짜증나서 한 대 침
바보 (GM):헤헤(좋음)
바보:왜웃냐
바보 (GM):좋어...
바보:바보...
바보 (GM):헤헤...
바보:헤헤...
바보 (GM):재밋엇다
바보:갓캐에 갓키퍼링일니
바보 (GM):하
바보:저는...
바보 (GM):아웃겨
바보:ㅠㅠ
바보 (GM):미리 길을 닦아둠...
바보:부정해주세여
바보 (GM):사고뭉치좋아요
바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탈선하면 언제든 제자리에 돌려놓으셔도 됨...
바보 (GM):탈선한 기차 스릴이 원래 대박인법임
바보:마치 제어구로 기절시켜서 방주에 담듯이
바보 (GM):하
바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 (GM):네...저두요
바보:2부 일정은 천천히 디엠으로 정해여!!
바보 (GM):헐
바보:짱~~
바보 (GM):헤헤
바보:굿굿
바보 (GM):나가보겟습니다
바보:탐라서 뵈어여
바보 (GM):짜앙
피클 (GM):첩첩
갈까요
덜덜 떠는 중
심호흡함
...
진짜갑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기요.



(주머니에서 에너지바 하나 꺼내서 던져준다)
음...
별로 안 먹고 싶어. (주머니에 넣었다.)
(처음에 미가 앉아있던 모닥불 앞에 웅크려 앉는다.)
(모닥불은 불이 다 꺼져 있다.)
일어나, 일하러 가야지.
나 방금 죽다 살아났는데...
너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됐거든. 평소에는 일 잘했으면서 오늘은 왜 그래?
넌 사람이지?
(일어난다.)
(지도에 코를 박고 있다...) 어디부터 가야 해?
(제 몫의 무기를 정돈한다.) 넌 학교 다닌 적 있어?
부러워? (웃음...)
또래들이랑 같이 생활하는 건 어떤 느낌일지.
대충 생긴 건 비슷하잖아.
(툴툴...)
(헛소리 차단)
기준치: | 99/49/19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공주님 안기)
... (내린다.)
가자.
학교랑 병원만 가자.
(뽀드득뽀드득)
그때 재밌었는데, 애들 일렬로 세워 놓고....
갈구거나 한 건 아냐.
(저벅저벅...)
기준치: | 50/25/10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러게, 기분 나쁘게 생겼어.
(강당 가리킨다) 저쪽.
보통 이런 데 모여있지 않나...
기준치: | 30/15/6 |
굴림: | 40 |
판정결과: | 실패 |
그런 것도 믿어?
(총을 든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6 |
기준치: | 75/37/15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1 |
(별 감상은 없다. 반동으로 얼얼한 팔을 내리고 미의 옆으로 가서 선다.)
한주먹거리도 안 되네.
여기 말고는 다 죽었을걸...
아니면 다 쓸어버리면서 찾아봐도 되고. 시간은 두 배로 걸리겠지만.
(유감은 없는지라 적당히 정리하고 물러선다)
(병원으로 간다.)
학창시절 에피소드라던가...
난 딱히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편은 아니라 별거 없거든.
(그대로 눕는다.)
있어.
일단 해봐.
(앉았다.)
(휘적...)
기준치: | 75/37/15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자, 선물.
음... 시원하네. (총열로 반격한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46 |
판정결과: | 실패 |
(퍽)
아야..
(이마에 흐르는 피 닦는다.) 뜨끈한데...
인간의 몸은 불편해. 다치면 치료도 해줘야 하고....
차라리 그냥 내가 네 역할을 하는게 만족도가 높았을 것 같은데, 싶어서.
여하튼 아파본 적 없는 건 부럽다고.
기준치: | 50/25/10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프긴 아프거든, 나도?
(대기실로 들어간다.)
(따라 들어간다)
기준치: | 30/15/6 |
굴림: | 3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3 |
기준치: | 75/37/15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5 |
어차피 목적은 생존자 구출이잖아?
지하철로 가볼까... 빈손으로 돌아가긴 그러니까.
(지하철로 간다.)
좀 갑갑하긴 한데, 도로에 차가 많을 때는 편하고...
면허가 없어도 어디든 여행할 수 있지.
지하철 여행이란 거 재밌어보여.
특별히 가보고 싶은 곳은?
글쎄... 바다?
아니면 안전지대 너머의 곳 어디든지.
(상부를 쏘라는...)
됐어.
(앞서 걷는다.)
(계단으로 내려간다.)
나는 걸어다닐래. (원시적...)
...너, AOC가 지정한 구역 밖에 나가본 적 한번도 없지?
기준치: | 50/25/10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바보...)
음... 시도는 몇 번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네.
(어쩐지 부러운 눈...)
거긴 진짜 예뻤어. 한창 더울 때라 모래사장이 받은 열이 너무 심해서 금방 나오긴 했지만.
기준치: | 30/15/6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여전히 목을 긁는다.)
(지도 본다.)
뭐?
이제 백화점 한 곳만 남은 거지?
빨리 가자.
어쩐지 기분 나빠, 여기.
상관 없긴 한데.
뭐...
하기야 내가 너보다는 작전을 잘 짜니까...
(지도 한참 보다가) 브리핑 좀 해볼까?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기고 나서는 크리쳐들이 도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었어. 녀석들에게는 안전지대를 뚫고 들어올 만한 지능이 없으니까…….
하지만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있다면 달라지지. 지능이 생긴다면 말야...
애초에 나 같은 존재도 있는데, 지능 있는 크리쳐가 무리를 이끈다고 해도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닌걸.
반역인가...
네가?
아니... 이건 별개의 문제지.
이게 내가 해명할 문제라고 생각해?
난 아는 거 없어.
기준치: | 50/25/1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넌 못 들었어?
사람이 있나?
(자세를 고친다)
(귀기울여 들으며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파악해본다.)
가보자.
(뒤따른다.)
뭐였지?
역시 함정인가.
함정이라면, 왜?
목적이 뭐길래?
(두 미 르보프를 번갈아 바라본다.)
도망쳐야지! 그놈은 가짜잖아!
누가 진짜야?
둘이 싸워서 정해.
진심인가...
지금까지 내가 계속 네 곁에 있었는데?
아니면 싸우기 전에 각자 어필 시간이라도 가질래?
군인이 무기를 빼앗기면 어떡해? 죽을 짓 했네.
어린애도 안 속을 거짓말인데. 나 같으면 저런 식으로는 안 하지.
기준치: | 50/25/10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떻게 생각해, 미 르보프들?
(어쩐지 이 상황이 즐겁다.)
죽일까...
무기는 이리 주고.
(빈 손 내민다.)
그것까진 달라고 안 해.
자... 시작! (경쾌하게 손 들어올린다.)
(무기를 장전하고 크리쳐를 향해 쏜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엥?
(입모양을 읽는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어쩌라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진짜 죽는 줄 알았네.
가자.
(옷자락 잡는다) 가지 말아봐.
(멈춘다.) 왜?
(언제든 피할 준비를...)
(피를 닦으며 바닥 가리킨다)
뭐가?
타일 한 장만 말이지...
(병 주고 약 주고...)
(받아들고 이마 누른다)
(누가 찔렀는지 돌아본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아. (짧은 신음과 함께 가슴께를 감싼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빤히 바라보다 입 연다.) ... 진통제 좀.
뭐, 좀.
죽은 것보다는 덜하지만.
살아있으니까 말도 하겠지.
말 그만 시켜. 숨 쉴 때마다 아파.
네가 죽은 동안 하도 증식해버려서 이제는 둘이서는 감당 못할 정도가 되었지만.
지원은?
폭파하겠다고 하더라.
넌, 음, 살겠지만?
(최대한 짧게 말하는 중...)
그런데...
구조 요청이 하나 더 들어왔어.
아프면 나 혼자 가고.
나도 무한동력은 아닌가보지.
아프다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통할만큼의 시간이 남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다시 눕는다...)
(머리에 물수건이나 올려준다...)
너도 누워있어. 아프다며.
음, 낮잠도 좋지... (눕는다)
........
(도중에 일어나서 진통제를 찾아다 머리맡에 내려놓았다. 본인 몫의 장비만 챙겨서 슬쩍 문 열고 나간다)
(타이머 소리에 눈 뜬다. 머리맡의 진통제를 내려다보다 한 알을 먹고 나머지는 챙겨 일어난다.)
(뻥이다.)
(아무튼간에 삼킨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5 |
기준치: | 75/37/15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6 |
사람들은 어쩌다 크리쳐를 길들여서 써먹을 생각을 한 걸까?
가축이 지능이 있다면 당연히 그럴 생각을 하지 않나....
어차피 그 이전에도 좋은 대우는 아니었잖아.
(조준하고 쏜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7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기준치: | 75/37/15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1 |
기준치: | 80/40/16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0 |
(쏜다.)
아니, 네 운 말이야.
기준치: | 75/37/15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4 |
(너무 적당히 쐈나...)
그나저나, 난 길들여진 적 없거든?
가자.
기준치: | 60/30/12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8/34/13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상관 없다 이거야?
나도 몰라.
하지만 말하면 좋아질 것 같지 않거든.
너무 답답하다고.
당장이라도 이 목줄을 뜯어 던져버리고 뛰쳐나가고 싶어.
죽는 것도 그만 하고 싶고, 되살아나는 것도 그만하고 싶어.
어떻게 하면 더 나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방법이 있어?
만약에 말야...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이걸로, 네 목줄을 풀어준다고 하면 뭐부터 할 생각이야?
기준치: | 60/30/12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크리쳐 대응법을 연구하던 인물인가...
알파형 크리쳐는 뭐지?
음, 일류?
다음에 죽을 때는 노래를 불러 줄까?
그래도 이건 네가 외워놓는 게 좋겠다.
진정주사라도 맞고 죽는 게 낫지.
그래. 외웠어.
기준치: | 67/33/13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왤까, 기쁘네.)
그런데 말이야, 미.
뭐, 됐어.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듯 벽면의 서랍 쪽으로 간다.)
(웃는다.) 이건 더 재미없나?
휴대폰에 뭐가 더 있었나? 설명이라도 해야 알아듣지...
(열쇠로 연다.)
(다 읽고 나선 두 번 접어 제 주머니에 넣었다.)
(손 내민다)
(가장 안쪽 주머니에 단단히 챙긴다.)
답해줄게.
나도 원래 너 같은 인간, 다만 남들보다 조금 강할 뿐인 인간이었다고. 크리쳐 같은 게 아니라.
(끄덕인다.) 정리하면 그렇게 되나.
그런데 지금은... 원래의 인간으로 돌아온 것 같아.
으음, 음...
네가 바보라고.
그래. 네가 바보야... (계속 주물거린다)
거짓말이지만.
기준치: | 50/25/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A시에 C.V.가 유출됐나?
그렇다고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곰곰...) 최대한 빨리 도망치는 편이 좋겠는데.
사람 됐다며? 다시 크리쳐가 되고 싶지는 않을 거 아냐.
난 사람으로 살고 싶어.
음... 체력이 좀 좋아졌을 뿐이야.
(웃는다)
나... (웃었다.)
(울리는 골통을 움켜쥐고 재빨리 위로 올라간다.)
괜찮네, 이것도...
생각보다 어렵네, 관리자란 거... (욱신거리는 갈비뼈를 감싼다.)
가끔 너도 죽이고 싶었어.
아니... 자주.
그러니까 나 죽이고 싶으면 죽이기 전에 먼저 얘기해.
맞춰 볼까?어차피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서, 필요없는 일이라...
그건 아닌데...
이렇게 살기는 싫은 거지.
둘은 아주 다르다고.
어떻게 하고 싶은데.
...
나 좀... 음, 죽이든, 뭐든,
.. ...... ..........
(총을 쏠까 하다가 가장 빠르고 고통 없이 보내주기로 했다. 품에서 단검을 꺼내 쥔다.)
쉬어. 자고 일어나면 좀 나을 거야.
(이어진 동작은 군더더기 없고 빠르다. 이내 허물어지는 당신을 제 품에 받아든다. 당신이 내게 그랬듯이.)
미안하다고 할까.
어차피 더 신경쓸 것도 없잖아.
(손 살짝 뒤로 빼고...)
내가 필요하다고 하면 도와줄 거야?
그래놓고 변명하겠지...
너도 뒤통수 치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잖아.
안 늦을게. 약속해.
가끔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단 말이야.
진짜로?
넌 앞으로 어디 갈 셈인데?
할 일만 하고 너 따라가도 돼?
확실히 죽을 걸...
그리고 죽으면, 내 명이 거기까지인가보다 하지 뭐.
그런데 너는 왜 내가 죽는 게 싫어?
(따라간다.)
난 네가 크리쳐가 된 게 좋아.
왜?
(허전해진 목을 매만진다. 뭐랄까... 생각한 것보다 허무하네.)
(그리고 기쁘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고?
뭐, 길은 알아.
(웃었다.)
(무언가 말하려다 말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빨리 가자. 폭파까지 얼마 안 남았어.
너 이제 맞아도 안 아프지
전에 나보고는 안 아플 거라며
(튄다)
첫째는 총 쏘기고 둘째는...
기준치: | 75/37/15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눈덩이 던진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칫...)
같이 가~ (쫓아간다.)
생존이프버전
해소한 기분이네요
근데 정말로 생존이프+플레네로 돌아갔다면
그랬을 것 같아요
물론 서턴이는 다른 행성을 택했겠지만...
아
서턴이 돌아옴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타적사유로 선택안했었지만
캐입적으로요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든이...상부치러안가고
자유를찾아떠낫으면
아
손이줄어가지고 혼자하려면 시간이 좀 걸렷을것
오리지널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상부가 정말정말 싫고 화나긴 하지만
복수를 할만큼 자신에게 의미 있는 존재는 또 아니어서
미가 친다길래
오 나도
혼자보단 둘이 낫지 내가 도와줌 ㅇ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갑자기 지원군 생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그록
네
거기 전투 있는 줄 모르고
걍 죽여주면 되는 줄 알고 그런 거긴 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아련st
그니까요
그냥 전투하는 곳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거 생김
너무 재밋엇고
미가 귀여워요
테바리부트임...
근데 이제 생존이프인
합이 꽤 잘 맞는 파트너란 게 좋아요
손발이 척척됨
영.쌍
생긴 것도 똑같아가지구
이긍...
맞다
이거는 마지막 전투부분 브금입니당
이 둘은 평소에 전투를 너무 많이 함
자체적으로
투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막 던질듯여
하...
길든 샌드백으로 썻는데
이제 못씀
적당히쳐야됨
샌드백됨
일회용 샌드백
샌드백이 일회용이라니
가성비죽었는데
때리는 사람 주먹이 너무 센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가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갈비뼈 세 개는 나감
하
서로 딜교한거 웃김
딜교개손해세계관
바보
상전모셔야지
먼저 뛰어내려서 안아조
미르:좋음
이라니
행복하네여...
갓플레이어,,,,,
갓탐사자.../
너무 사고뭉치엿던 거 가틈
러닝 때도 지금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러닝때는 예상을 못했는데
지금은 뭔가 느낌을 받음
왜 부정 안 하세여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튼 넘 즐거웟고여
좋어요!!!!!!!
굿굿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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